- 곤드레 밥집
- 여월동 곤드레 밥집에 가면
- 과거의 아련함에 가슴이 뭉클하다.
- 가난이 묻어나던 계절
- 보릿고개 넘어 숨죽인 밥상
- 어머니 한숨이 배어든 나물 냄새
- 흙과 바람 눈물로 짓던 밥상
- 고난의 강을 건너던 戰亂 후의 삶
- 굶주림에 시달리며 새우잠을 자던 형제
- 곤드레나물에 담긴 희망
- 곡식알을 골라 먹으며 견딘 꿈
- 허기진 몸으로 퀭한 눈빛으로
- 고단한 하루의 삶이었지만
- 어머니의 손끝에서 피어난 밥상
- 삶이 아니라 견디던 때의 눈물
- 그래도 위로가 되던 나물 밥
- 오로지 먹을 것을 찾아
- 풀잎, 나뭇잎, 송사리, 가재 잡기
- 눈물을 섞어 쑨 죽으로 때우던 한 끼
- 허기진 뱃가죽이 등에 붙을 때면
- 한숨으로 채워진 기나긴 밤
-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 어머니 눈빛에 서려 있던 애처로움
- 곤드레 한 잎에 담긴 우리 가족 이야기
- 나는 왜 오늘도 곤드레 집을 찾는지,
- 맛이 아닌 기억을 먹으러 이 집에 온다.
- 2024,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