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귀뚜라미의 노래

신사/박인걸 2024. 8. 9. 09:04
  • 귀뚜라미의 노래
  •  
  • 가을 바람에 실려오는
  • 귀뚜라미 노래가 애잔하고
  • 스러져가는 배롱나무 꽃 잎 사이로
  • 붉은 노을이 아픔을 토할 때
  • 저무는 그림자 서글픔을 자아내네.
  •  
  • 떠나가는 여름의 마지막 인사로
  • 가늘게 부르는 한 조각 가련함에
  • 잃어버린 무엇을 생각나게 하는
  • 순간의 애잔함이 가슴을 울릴 때
  •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네.
  •  
  • 어느 풀잎에 숨어
  • 작은 몸짓으로 울음을 토해내며
  • 무상한 삶을 가사없이 읊조릴 때면
  • 길손의 가슴에 징을 울려
  • 삶의 깨달음을 다시 불러올리네.
  •  
  • 멈추지 않는 지루함으로
  • 어떤 슬픔을 실어 들녘을 울리고
  • 서로를 잃어가는 계절의 아쉬움을
  • 스러져가는 불빛처럼
  • 가을 나그네의 가슴을 파고드네.
  •  
  • 꽃도 지고 잎도지고
  • 남는 것은 한 줄기 잿빛 기억이 될
  • 계절의 허무함과 삶의 무정함을
  • 느낌으로 아는 귀뚜라미는
  • 어느 예언가처럼 삶의 끝을 준비하라 하네.
  • 2024,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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