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내리는 날 가을비 빗금 치며 내릴 때숫한 추억이 책갈피에서 흘러나와엉클어진 퍼즐속을 헤맨다.한 여름의 온기가 머물던 자리에는차가운 빗물만 채워지고달아오른 감정은 조용히 식어간다. 갈갈이 찢어진 나뭇잎들누렇게 퇴색하는 그날의 풍경은잃어버린 시간 속에 남은한 줌의 기억까지이제는 바람소리에 떠밀려어디론가 멀리 사라져 버렸다. 가을비는 밀어처럼 속삭이며흘러간 날들을 적셔간다.희로애락의 모든 기억들이회색 구름처럼 흐려져 가는 이 순간우리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기억에서 지워져 간다. 쓸쓸함은 낙숫물 소리에 묻혀더욱 가슴을 파고들고어떤 고독은 마음 밑변에 내려앉아사라져 가는 계절을 품에 안는다.빗물에 아른거리는막연한 그리움의 그림자는사라지지 않는 상처로 남는다. 가을비는 온종일 그치지 않고늙어가는 이파리를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