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르맷재 서른 세 구비를 돌고 돌아눈물은 강물처럼 흐르고한숨 쉬며 바람따라 가파른 고개를 오를 때눈보라 절망은 차디차게 번지고여물지 않은 연골은 눈 길에 미끄러졌다.위험은 언제나 독사처럼 도사리고사계절이 교차되는 고갯길엔소망과 두려움이 엇갈려도넘어지면서도 강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때로는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칠 때혼자 걷는 밤길이 두려워 울었지만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면서도발자국마다 간절한 기도를 심었다.가파른 그 고갯길을 넘어지고 쓰러지며한숨마저 얼어붙은 그 길 위에짙은 안개까지 앞길을 가로막았어도가슴속에 하나의 불꽃이 있어헤쳐나가는 가슴을 밝혀 주었다.살아보니 인생길에 지름길은 없고겪을 만큼 겪어야 끝나는 멀고 먼 길그 시절 질러가던 지르맷재가가팔랐어도 오히려 그리울 뿐이다.2024,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