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풍경 금빛 햇살은 허공으로 쏟아져무수한 그림자를 아무렇게나 그린다.아침 이슬은 이미 말라버렸고매미 소리는 수은주에 녹아내려시간마저 천천히 흘러간다.바람은 태양 빛이 무서워 숨었고배롱나무꽃 불쌍하게 더위를 먹는다.텅 빈 도로 위에 고요가 무겁게 내려앉아한여름의 깊이를 더해간다.들녘에 벼는 야무지게 익어가고높은 구름 위에 소나기 머물다 스쳐간다.천둥의 잔성이 먼 하늘에서 들릴 때번개 불빛의 찰나 속에서도여름 열기는 또다시 길게 내뿜는다.밤이 오면 그래도 북두칠성은 빛나고달맞이꽃 수줍게 피어난다.굴뚝 연기와 모깃불 자취를 감췄고남은 것은 은하수 긴 물결과지친 대지에 드리운 여름의 그림자다.치열했던 모든 것은 지나가고그토록 뜨거웠던 한순간은각자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진다.여름은 그토록 단단하게자신을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