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감사
새벽 알람에 깨어나
첫 기도로 하루를 열며
기나긴 세월 한 번도 멈추지 않은
내 심장이 뛰고 있어 감사합니다.
동틀 무렵 하늘에 걸려
은은하게 웃고 있는 달빛이
한 번도 변치 않던
친한 벗의 우정 같아 감사합니다.
정갈한 아침 밥상에 앉아
묵상기도를 드리다가
삼시새끼 사랑을 차려준
조강지처에게 감사합니다.
단풍잎 소복이 쌓인
은행나무 아래를 걷다가
곱게 늙으라는 깨우침에
잎 하나 주워들고 감사합니다.
온갖 흉흉한 일들이
간격을 밟으며 솟구치지만
화살이 비켜가듯
위험을 피하고 살아 감사합니다.
현실에 아직 실재하는
他者가 아닌 존재가
숭고한 프쉬케로 호흡함에
비오스의 주인께 감사합니다.
2016.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