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2월

신사/박인걸 2025. 1. 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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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  
  • 지긋지긋한 한파(寒波)에
  • 더 이상 시달릴 수 없어
  • 따스한 햇살과 함께
  • 엷은 바람이 시위를 한다.
  • 붉은 띠와 함성도 없이
  • 조용한 혁명으로
  • 양지쪽을 점령하고
  • 서서히 영역을 넓힌다.
  •  
  • 도시를 장악했던 빙판(氷板)과
  • 들판을 차지했던 눈은
  • 기세를 잃은 듯
  • 슬금슬금 자리를 비우고
  •  
  • 숨죽이던 시냇물과
  • 움츠렸던 뱁새도
  • 조금씩 입술을 열어
  • 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 폭력과 무질서를 거부하고
  • 오직 훈풍(薰風)으로
  • 하지만 결코 쉽지 않게
  • 세상엔 또 봄이 오고 있다.
  • 2011,2,2

버들강아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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