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청동거울

신사/박인걸 2025. 1. 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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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동거울
  •  
  • 미라 품에 잠든 청동거울
  • 금이 간 표면에 시간의 잔해가 맺혔다.
  • 그녀는 빛을 찾기 위해 들여다보았으나
  • 거울은 침묵하며 어둠을 품었고
  • 그 어둠이 오히려 진실이었다.
  •  
  • 존재의 본능을 일깨우던 거울
  • 그 안에는 미(美)도 눈물도 욕망도 있었다.
  • 손끝으로 매만지던 얼굴의 매무새도
  • 아름다움이란 이름으로 다듬어질 때
  •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잃어갔다.
  •  
  • 청동은 녹슬었을 뿐이지만
  • 그녀의 얼굴은 흩어져 먼지가 되었다.
  • 거울 속 흔적도 사라졌으나
  • 그 손길의 기억은 아직도 남아
  • 인간의 본능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  
  • 오늘도 나는 거울 앞에 선다.
  • 그 안에 빛나는 얼굴과 흐릿한 영혼이 있다.
  • 외면을 닦으려 거울을 문지르던 손이
  • 내면을 어루만지는 순간
  • 비로소 깨진 거울에 별이 뜰 때
  • 외모가 아닌 나의 속 사람을 보게 된다.
  • 202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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