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묵은 땅

신사/박인걸 2025. 1. 19.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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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은 땅
  •  
  • 묵은 땅은 깊은 어둠을 품고 있다.
  • 그 어둠은 단순한 부재가 아니다.
  • 무엇이 자랄지 모르는 가능성이 있다.
  • 오랜 침묵 끝에 자신을 잊은 기억이다.
  • 그곳은 길을 닫은 듯 보이지만
  • 사실은 기다리는 인내를 배우고 있었다.
  •  
  • 묵은 땅의 고요는 공허가 아니다.
  • 스러진 것들이 남긴 잔재 속에서
  • 새로운 씨앗의 무게를 달고 있었으니
  • 부서진 것조차 단단히 깔린 밑바닥이 된다.
  • 깊은 어둠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  
  • 나의 내면에도 묵은 땅이 있다.
  • 비워낸 줄 알았던 공간들과
  • 욕망을 포기한 자리들이다.
  • 깊은 내면으로 돌아가 보면
  • 단단히 굳은 흙을 뒤집는 아픔 속에서
  • 진실이 싹트는 소리가 들린다.
  •  
  • 묵은 땅은 영원히 묵지 않는다.
  • 고통은 그 자체로 기회가 되고
  • 멈춤은 시작을 위한 연단이 된다.
  • 땅이 묵을수록 더욱 큰 열매를 준비하듯
  • 나의 상처는 삶의 풍요로 변모한다.
  • 묵은 땅 그 자체가 새로움의 시작이다.
  • 202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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