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낙엽

신사/박인걸 2023. 11. 7. 08:43

낙엽

  • 뜨겁게 달아오를 때
  • 나는 막다른 절정을 예감했다.
  • 비정한 한기(寒氣) 휘몰아치던 밤
  • 일제히 무너지는 황홀이여
  • 아직 작은 맥박에 꿈틀거리는
  • 창백한 아파리들의 신음
  • 만국기처럼 휘날리던 보람도
  • 모래언덕처럼 무너져내리는 허무여!
  • 붙어있는 동안의 빛나던 영화
  • 버림받는 순간의 비극
  • 차라리 벌레게 갉아 먹힌 운명이
  • 추락보다 더 아름다웠으리
  • 배웅받지 못하는 이별
  • 허공을 배회하다 사라지는 슬픔
  • 낙엽 수북히 쌓인 공원에는
  • 무상(無常)의 그림자만 물결친다.
  • 202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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