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슬픔

신사/박인걸 2023. 11. 6. 03:21

  • 슬픔
  •  
  • 낙엽이 발에 밟힌다.
  • 사라져버린 젊은날의 영광이여
  • 짙푸르던 빛깔의 과시여
  • 별처럼 빛나던 형형이여
  • 어찌하여 곤두박질쳐진 채로
  • 돌아갈 수 없는 미아가 되었는고
  • 해는 이미 저물고 허무만 길 위에 뒹굴고
  • 텅 빈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샌다.
  • 무서운 시간에 생명을 갉아 먹히고
  • 마지막 한 잎까지 잃어버렸다.
  • 감추었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 발밑에서 숨을 거두는 생명을 슬퍼한다.
  • 일제히 잎의 죽음을 맞는
  • 목본식물의 이파리들이 너부러진
  • 황금길에는 슬픔이 출렁인다.
  • 해마다 그 일이 반복되는 길목에서
  • 나의 기억은 또렷하다.
  • 한 닢 낙엽이 되어 돌아갈 내 운명이
  • 202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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