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6월에

신사/박인걸 2023. 6. 2. 12:09
  • 6월에
  •  
  • 자유로운 6월 바람은
  • 풀향기 꽃향기 실어나르며
  • 도시 골목을 배회하는 노인에게
  • 고향 냄새 한아름 실어다 준다.
  • 찔레꽃 별처럼 쏟아지고
  • 붉은 장미꽃 풀무처럼 타오를 때면
  • 벌판 자줏빛 감자꽃이
  • 파도처럼 출렁이던 밭 가에 나를 앉힌다.
  • 푸른 세상이 뱉어내는 향취에
  • 새들은 취해 비틀거리고
  • 밤꽃이 산비탈에 쏟아지던 밤에
  • 비단개구리 짝 찾아 밤새 울었다.
  • 녹음이 숨 막히게 덮은 숲에는
  • 길잃은 바람도 깊이 잠들고
  • 이따금 울려 퍼지는 산새 소리에
  • 풀잎에 맺힌 이슬이 굴어 내린다.
  • 나를 품에 안았던 어머니보다
  • 더 풋풋한 6월 흙냄새에
  • 나그네 비틀거리며 길을 간다.
  • 2023.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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