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삭막한 겨울을 막 벗어날 즈음
잔설이 아직 가슴에 박혔더니
길목에 활짝 핀 백목련에
님을 만난 듯 녹아 내렸네라.
며칠 밤 혼곤히 자고나니
밤비에 후줄근히 젖어
어지간히 낙화한 처량한 꽃잎이
덧없음에 가슴이 아팠네라.
그토록 빨리 질것이면
차라리 곱게 피지나 말 것을
어찌하여 눈부시게 피었다가
그리도 야속하게 진다더냐
곱고 아름다움은 무엇이며
설레임 또한 무엇이더냐
물 흐르듯 가는 세월 앞에
무참히 사라지는 것 아니더냐
20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