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백목련

신사/박인걸 2018. 4. 5. 18:04

백목련

 

삭막한 겨울을 막 벗어날 즈음

잔설이 아직 가슴에 박혔더니

길목에 활짝 핀 백목련에

님을 만난 듯 녹아 내렸네라.

 

며칠 밤 혼곤히 자고나니

밤비에 후줄근히 젖어

어지간히 낙화한 처량한 꽃잎이

덧없음에 가슴이 아팠네라.

 

그토록 빨리 질것이면

차라리 곱게 피지나 말 것을

어찌하여 눈부시게 피었다가

그리도 야속하게 진다더냐

 

곱고 아름다움은 무엇이며

설레임 또한 무엇이더냐

물 흐르듯 가는 세월 앞에

무참히 사라지는 것 아니더냐

20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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