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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손을 내밀라(막3:1-6,마12:9-13).

네 손을 내밀라(막3:1-6,마12:9-13). 『introduction』 지난봄 저는 우리 교회 전도부와 함께 뻥튀기 전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뻥튀기 세 장을 전도지와 함께 하얀 비닐봉지에 담아 교회 앞 도로를 지나가는 사람에게 나눠 주면서 “예수 믿으세요.” 혹은 “우리 교회 한 번 나와 보세요.” 하며 전도를 하면 잘 받는 사람이 있고, “하나 더 주세요.” 하는 사람이 있고, “좋은 일 하시네요.”하면서 받는 분 등 다양한 반응을 하며 받아갑니다. 그분들 가운데는 받지 않는 분도 있고, 자신에게 줄까 봐 도망치듯 뛰어가는 분도 있고, “안 받아요.” 하면서 감정 섞인 반응을 보이는 분도 있습니다. 어떤 분이 양손에 물건을 잔뜩 들고 있었습니다. 뻥튀기와 전도지를 드렸더니 저를 보면서“손이 없잖아요..

2023년 설교 2023.09.04

9월

9월 9월 달력에는 코스모스꽃이 일렁인다. 병든 나뭇잎과 풀잎에서 이별의 신호를 읽는다. 온종일 울어대던 매미와 여름풀벌레는 이미 떠났고 작열하던 한낮 햇살도 어미 잃은 새처럼 한풀 꺾였다. 뒤뜰에 피어난 분꽃도 서글픈 웃음 빛이 역력하고 떨어져 뒹구는 능소화가 여름 이별을 고한다. 새끼줄타고 오르던 나팔꽃 이제는 지쳐서 잠들고 콩깍지 모양의 자귀열매가 분홍 꽃 수술을 그리워한다. 이미 대세는 크게 기울었고 내려 놓는 일만 남았다. 떠나야 할 시간의 호출 앞에 무거운 침묵만 흐른다. 2023,9,2

나의 창작시 2023.09.02

우리가 받아야 할 큰 복(민 6:22-27)

우리가 받아야 할 큰 복(민 6;22-27) 『introduction』 유머입니다. 토끼가 약국에 찾아와서 약사에게“아저씨 당근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약사는 “약국에는 당근 없다.”고 했습니다. 토끼는“알았어요.”라고는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토끼는 또 약국에 찾아와서는 역사에게“아저씨 당근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약사는 또 찾아온 토끼에게 “야! 약국에 무슨 당근이 있냐? 딴데가서 알아 봐!” 그랬습니다. 토끼는 갔습니다. 그다음 날 토끼는 또 약국에 찾아왔습니다. “아저씨 당근 있어요?” 그러자 약사는 “이놈의 토끼 새끼 또 왔네, 너 내일 또 오면 귀를 가위로 잘라버린다.”라고 하면서 쫓아버렸습니다. 넷째 날 토끼가 또 약국에 찾아왔습니다. “아저씨 가위 있어요?” 약사는 “약국에 무슨 가위가 ..

2023년 설교 2023.08.29

간이역

간이역 거칠게 달리던 열차의 숨결이 더디게 굴러가는 바퀴 소리처럼 잦아든다. 역무원 하나 없는 역에는 늦여름 매미 소리만 정적을 깬다. 퇴락한 농촌에는 승객마져 사라져 몇 칸 안 되는 열차는 초라하고 손님 북적이던 과거의 추억만이 낡은 계단 이끼에 고여있다. 고추잠자리 맘껏 노니는 역에는 무성한 잡초향기만 짙게 풍기고 신비탈에 자리 잡은 시골 마을이 한 폭의 그림처럼 정겹다. 어느 해 비둘기호를 타고 지나던 어렴풋한 추억을 되짚으며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옛 정취에 작은 감동이 가슴을 흔든다. 2023,8,25

나의 창작시 2023.08.25

우리가 받은 은혜(행2:1-10)

우리가 받은 은혜(행2:1-10) 『introduction』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큰아버지 회갑에 참석하여 “회갑을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해야 하는데 용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한다는 말이“육갑을 축하합니다.”라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육갑은 남을 얕잡아 보는 말로서 부정적 의미로 사용됩니다. 어떤 분은 아는 분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문안하러 갔는데 가족에게 인사말을 전하면서 “식물인간”이라는 용어가 떠오르지 않아“채소 인간이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말에 있어 단어사용과 용어사용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 수준과 직업을 알 수 있습니다. 문장력이나 서술어에서 고급문장이나 격조 있는 용어를 선택하는 사람이 있고, 단순 용어나 평범한 단어를 사용하는..

2023년 설교 2023.08.25

광얏길

광얏길 가도 가도 끝없는 생(生)의 광얏길의식 속에 가로놓인 이 험한 길풀 한 포기 뿌리박지 못한 돌밭에는생명의 기운마저 자취를 감춘다.내가 걸어온 사십 년 거친 길에는언제나 긴장과 두려움만 가로놓였고목마름과 갈증에 숨이 막힐 때두 다리 뻗고 하늘 향해 울부짖었다.망망한 거리에 질리고 질려흑암의 골짜기에 놀라고 또 놀라타는 가슴 타는 목마름오아시스 하나 없는 죽음의 벌판위로의 그늘 하나 없는 무자비한 땅선택을 강요당한 숙명의 세월포기와 회귀가 금지된 구간(區間)기진역진 스러진 길목에는사나운 바람만이 여윈 볼을 때린다.모멸(侮蔑)과 자학(自虐)의 시퍼런 칼날살갗을 도려내는 비명의 호읍(號泣)이제는 앙상한 학발(鶴髮)의 노인아직도 감춰진 종말의 행군!2023,8,18

나의 창작시 2023.08.18

흐린 날

흐린 날 지친 구름이 리첸시아에 앉아 도시 풍경에 젖어든다. 곰배령을 걸어서 넘던 그해 나를 미궁으로 몰아넣던 구름이 아닐까. 푸른 하늘을 집어삼키고 이글거리는 태양을 흑막(黑幕)에 가두는 구름의 힘을 나는 비웃는다. 곧 비가 쏟아질 것만 같다. 이런 날에는 아득했던 그 날이 소환된다. 온종일 두 다리로 걸으며 용산 굴다리를 수없이 왕복했다. 맑은 날도 흐린 날이었고 흐린 날도 나에게는 흐린 날이었다. 한 번 만나면 헤어질 사람들과 영원히 기억나지 않을 대중 사이로 낡은 수레 하나에 짐 보따리를 싣고 버스 정류장까지가 내 임무였다. 성프란시스고의 자서전을 읽으며 성인(聖人)의 삶을 동경하며 입학한 한 선지 생도의 현실은 막노동의 현장에서 굴러가는 수레바퀴에 자존심은 짓밟혔다. 낡은 담벼락 아래 앉아 망연..

나의 창작시 2023.08.17

건강한 자존감(삼상 18:6-10)

건강한 자존감(삼상 18:6-10) 『introduction』 자존감, 혹은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영어: self-esteem)이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입니다. 자아존중감이 있는 사람은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할 수 있고,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된 사람은 자아존중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아존중감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이라기보다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은 자아존중감을 느끼는 첫 단추입니다. 이 용어는 미국의 의사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 es)가 1,890년대에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자존감이라는 개념은 자존심과 혼동되어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자신에 대한 긍정이..

2023년 설교 2023.08.15

눈을 뜨게 하소서(요9:1-12)

눈을 뜨게 하소서(요9:1-12) 『introduction』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새벽을 찾아 떠난다. 종이 울리고 닭이 울어도 내 눈에는 오직 밤이었소. 우리가 처음 만난 그때는 차가운 새벽이었소. 주님 맘속에 사랑 있음을 나는 느낄 수가 있었소. 오 주여 당신께 감사하리라. 실로암 내게 주심을 나에게 영원한 사랑 속에서. 떠나지 않게 하소서.” 신상근 목사가 1981년 자신의 신앙고백과 1번 문단의, 요한복음 9장의 예수가 나타낸 기적의 사건을 바탕으로 작사 작곡한 대한민국의 고전적인 복음성가입니다. 가톨릭에서도 이 곡을 즐겨 부른다고 합니다. 실로암은 ‘보냄을 받은 자’라는 뜻으로 예루살렘 성안에 있는 연못입니다. 히스기야 왕이 기드론 시냇물을 약 2킬로의 지하동굴을 뚫어서 예루살렘 성안으로 ..

2023년 설교 2023.08.09

여름 숲 길

여름 숲 길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볕뉘비치고 일제히 우는 매미의 동성(同聲) 숲의 정적을 산산히 부순다. 햇볕에 지친 바람 숲을 찾아들고 산기슭 빨갛게 익은 산딸기 한여름 절정을 알린다. 온통 방산 되는 숲의 정기(靜氣)는 늙은 고목에도 싹을 틔우고 죽은 삭정에 꽃을 피운다. 빈가지 하나 없어 북받친 감정 녹림 사이에 흐르는 산새 소리마저 더위에 지친 길손을 홀린다. 삶의 허무와 무상(無常)은 사라지고 낭만과 패기가 출렁대는 한여름 숲에는 푸른 별이 쏟아진다. 2023,8,2

나의 창작시 2023.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