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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막5:35-43).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막5:35-43). 『introduction』 알렉산더 대왕에게 훌륭한 주치의가 한 명 있었습니다. 실력뿐 아니라 인품까지 뛰어났던 그 의사는 잦은 전쟁으로 인해 피로해진 대왕의 건강을 최선을 다해 돌봤을 뿐 아니라 상담자의 역할까지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겨났습니다. 그들은 음모를 꾸며 주치의가 조만간 약에다 독을 타서 왕을 암살할 것이라는 소문을 퍼트렸습니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던 왕이었기에 사람들은 당연히 왕이 의사를 죽이거나 최소한 주치의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왕은 소문의 진위(眞僞)를 묻지도 않았고 오히려 약도 매일 빠짐없이 챙겨 먹었습니다. 대왕은 주치의를 믿었던 것입니다. 아는 것과 믿는..

2023년 설교 2023.12.05

11월 말일에

11월 말일에 샛노란 은행잎과 새빨갛게 빛나던 단풍잎이 며칠 사이에 곤두박질 치고 살발려먹은 고깃뼈처럼 앙상한 가지만 찬 바람에 몸서리친다. 그 푸르던 칠엽수 마로니에 잎과 큼직한 오동나무 잎 뚝뚝 떨어지니 황혼길에 접어든 나그네 텅 빈 가슴 헌옷처럼 찢어진다. 몇해 전만 해도 이런 날에는 막연한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가을빛 공원을 뒤덮을 때면 앞집 소녀가 한없이 그리웠었다. 늦가을 분위기에 휩싸일 때면 고개 내미는 진한 추억들이 내 손을 이끌고 옛 마을앞에 세웠는데 이제는 그리움도 시들어진 마음에 찬비만 하염없이 내린다. 검은 구름은 어디론가 바삐달려가고 낯선 사람들 총총(悤悤)히 사라지듯 늙는 얼굴 허망한 인생 올해 11월은 빈집만큼 쓸쓸하다. 2023,11,25

나의 창작시 2023.11.25

죽음, 그 다음(히9:27)

죽음, 그 다음(히9:27) 『introduction』 죽음 앞둔 사람들은 죽음을 암시하는 꿈을 꾼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방에 켜 놓은 촛불이 꺼지는 꿈, 오래전에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나는 꿈, 망망대해를 혼자 항해하는 꿈, 건물이 무너지면서 건물 더미에 깔리는 꿈, 운전자가 없는 차를 타고 가다가 도랑에 처박히는 꿈, 예배당에 들어가 기도를 하고 있는데 토네이도와 같은 바람이 일어나면서 건물이 무너져 건물더미에 깔리는 꿈과 같은 꿈을 꾼다고 합니다. 버클리(Berkeley)라고 하는 분이 자신의 간접 경험을 통해 『Dreaming Beyond Death』를 출간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사람들이 꾸는 다양한 꿈을 정리한 것입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가 이를 소개했습니다. 사람이 죽을..

2023년 설교 2023.11.25

욥의 질문(욥1:1-12)

욥의 질문(욥1:1-12) 『introduction』 지금부터 4,000년 전의 사람이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나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왜 고난이 오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삶에는 모순이 많다는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의롭게 사는 사람이 불행해지는 일과 악한 자가 형통 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개인이나 공동체의 장래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자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욥기서는 이런 질문 앞에 서 있는 인생에 그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경주와 같아서 끝까지 살다 보면 그 답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대로 욥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불행 가운데 가장 두렵고 무서운 불행을 만났습니다. 그런 중에도 욥은 흔들리긴..

2023년 설교 2023.11.22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구름은 아무렇게나 흐르는 것 같아도 반드시 흘러가는 길이 있고 바람은 이리저리 돌고 돌아다녀도 할 일 없이 떠돌지 않는다. 이 세상에 목적 없이 존재하는 물체와 방향 없이 살아가는 생명체는 없다. 나뭇잎이 몽땅 떨어져 차바퀴에 치여 뒹굴어도 치열하게 한해를 살아온 색깔은 바닥에서도 황금빛으로 빛난다. 누군가는 삶을 허무하다 말했고 어떤 이는 인생을 번뇌와 고통을 보았으며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존재로 보았지만 한번 살다가는 삶은 분명 신의 선물이다. 때로는 고통이 가슴을 찌르고 불공평한 세상을 원망해도 보이지 않는 신의 희안한 손길이 아주 세심하게 피조물을 모듬는다. 가을이 일시에 무너지는 시간에 그분은 겨울로 우리를 단련하려 하신다. 삶에대해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어리석은 질문..

나의 창작시 2023.11.13

발아래 엎드린 감사(눅17:11-19)

발아래 엎드린 감사(눅17:11-19) 『introduction, 서론』 인간은 평소 1분에 0.25ℓ의 산소가 필요하고 힘을 쓸 때는 그 이상 양을 필요로 합니다. 하루로 치면 360ℓ, 약 1㎏의 산소가 있어야 목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보통 폐를 꽉 채운 공기 중에는 약 0.5ℓ의 산소가 들어있고 혈액에는 1ℓ가 조금 넘는 양이 있습니다. 우리 몸에 산소가 부족하면 뇌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뇌 활동에 장해를 받습니다. 4~5분간 산소 공급이 안 되면 신경세포가 죽고 죽은 세포는 다시 살아나지 못합니다. 40L 의료용 산소 가격은 240,000원입니다. 360L, 즉 1kg을 돈으로 환산하면 산소 가격은 2,160,000원입니다. 우리는 매일 2,160,000원의 산소를 공짜로 마시고 삽니다. 공..

2023년 설교 2023.11.11

낙엽

낙엽 뜨겁게 달아오를 때 나는 막다른 절정을 예감했다. 비정한 한기(寒氣) 휘몰아치던 밤 일제히 무너지는 황홀이여 아직 작은 맥박에 꿈틀거리는 창백한 아파리들의 신음 만국기처럼 휘날리던 보람도 모래언덕처럼 무너져내리는 허무여! 붙어있는 동안의 빛나던 영화 버림받는 순간의 비극 차라리 벌레게 갉아 먹힌 운명이 추락보다 더 아름다웠으리 배웅받지 못하는 이별 허공을 배회하다 사라지는 슬픔 낙엽 수북히 쌓인 공원에는 무상(無常)의 그림자만 물결친다. 2023.11.7

나의 창작시 2023.11.07

히스기야의 감사절(대하30:21-27)

히스기야의 감사절(대하30:21-27) 『introduction』 빌리라는 노숙자가 있었습니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구걸해서 먹고 살았습니다. 하루는 어떤 여인이 지나가다가 동전 하나를 노숙인 깡통에 넣었습니다. 그 여인은 집에 돌아와서야 자신이 큰 실수한 것을 알았습니다. 노숙인에게 던져 준 동전은 동전이 아니고 자신의 결혼반지였던 것입니다. 반지를 돌려받으려고 급히 노숙인이 있는 자리에 갔으나 노숙인은 없었습니다. 이 여인은 크게 상심해 있었습니다. 한편 노숙인은 여인이 던져 준 반지가 비싼 것이라는 직감에 금은방을 찾아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400만 원이 넘는 보석 반지였습니다. 노숙인은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이것을 준 여인은 틀림없이 실수로 자신에게 준 그것으로 생각하고 여인이 자신을 찾아오면 돌..

2023년 설교 2023.11.06

슬픔

슬픔 낙엽이 발에 밟힌다. 사라져버린 젊은날의 영광이여 짙푸르던 빛깔의 과시여 별처럼 빛나던 형형이여 어찌하여 곤두박질쳐진 채로 돌아갈 수 없는 미아가 되었는고 해는 이미 저물고 허무만 길 위에 뒹굴고 텅 빈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샌다. 무서운 시간에 생명을 갉아 먹히고 마지막 한 잎까지 잃어버렸다. 감추었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발밑에서 숨을 거두는 생명을 슬퍼한다. 일제히 잎의 죽음을 맞는 목본식물의 이파리들이 너부러진 황금길에는 슬픔이 출렁인다. 해마다 그 일이 반복되는 길목에서 나의 기억은 또렷하다. 한 닢 낙엽이 되어 돌아갈 내 운명이 2023,11,6

나의 창작시 2023.11.06

실패에서 얻는 교훈 (삼상30:1-10)

실패에서 얻는 교훈 (삼상30:1-10) 『introduction』 미국의 강철왕이며 자선사업가인 카네기는 ‘실패한 사람들의 10가지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습니다. 첫째, 모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한다. 둘째, 열등의식과 자기비하에 젖어 있다. 셋째, 삶의 목표가 없다. 넷째, 모든 것을 너무 쉽게 포기한다. 다섯째, 과거에 지나치게 연연한다. 여섯째, 독창력이 없다. 일곱째, 계획 없이 생활한다. 여덟째, 인생의 지름길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아홉째,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없다. 열 번째, 패배에 대한 원인분석이 없이 실패를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성공의 지름길은 열심입니다. 누구나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은 차라리 실..

2023년 설교 2023.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