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장맛비 단상

신사/박인걸 2024. 6. 22. 06:18
  • 장맛비 단상
  •  
  • 장맛비가 지붕을 두드리며
  • 쉼표없이 노래를 부른다.
  • 음악부호를 무시한 선율로 내릴 때
  • 지루함에 젓는 나는 홀로 창가에 서 있다.
  •  
  • 이따금 거셋 빗줄기는
  • 베란다 유리창으로 흘러내리고
  • 창밖으로 그려지는 비 오는 풍경은
  • 고독의 물결처럼 마음을 적신다.
  •  
  • 거실은 쓸쓸한 음영으로 채워지고
  • 희미한 거실 조명아래
  • 텔레비전 아나운서는 혼자 지껄일 뿐
  • 나는 무거운 침묵에 젖어있다.
  •  
  • 한없이 지루한 시간 속에
  • 고독은 점점 더 짙어만 가고
  • 심연에 자리 잡고 있던 우수(憂囚)가
  • 고개를 들까 봐 걱정된다.
  •  
  • 장맛비는 끝나지 않은 노래처럼
  • 지루함을 모르고 내리지만
  • 나는 무한한 시공간의 무게를 느끼며
  • 존재의 이유에 젖어든다.
  • 202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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