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찔레 꽃

신사/박인걸 2024. 6. 12. 03:45
  • 찔레 꽃
  •  
  • 찔레꽃 하얗게 피어난
  • 잡초 우거진 언덕을 오를 때
  • 초라했던 우리네 삶의 조각들이
  • 떨어진 꽃잎에 고여있다.
  •  
  • 찔레꽃처럼 번져가던
  • 소녀 얼굴의 마른버짐을
  • 안타까운 눈동자로 바라보던
  • 어머니의 아픈 눈물이 보인다.
  •  
  • 소슬바람에도 흔들리며 피던
  • 소박한 웃음 뒤에 숨겨진
  • 궁핍했던 그 시절 이야기를
  • 자기들끼리 속삭인다.
  •  
  • 엉킨 가시덤불은 고단한 삶의 흔적
  • 뻗어 오르지 못한 줄기는
  • 가난의 무게를 견뎌낸 이들의
  • 소리 없는 외침이었다.
  •  
  • 거친 땅에 둥지를 틀고
  • 스스로를 낮추어 처신하며
  • 그렇지만 결코 비굴하지 않은
  • 순수한 희망의 빛이었다.
  •  
  • 이맘때면 다시한 번 기억나는
  • 가난한 땅을 홀로 밝히던 꽃
  • 부요한 시대가 놓치고 살아가는
  • 소중한 기억을 되살린다.
  • 202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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