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꽃이 진다.

신사/박인걸 2020. 4. 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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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다.

 

진달래 꽃 피는가 했더니

어느 새 지고 없다.

목련 꽃 앉았던 자리가

외동 딸 시집보낸 듯 허전하다.

 

산 빛 물빛 고와지는데

바람이 불어오니 또 꽃이 진다.

벚 꽃잎 눈처럼 내리던 날

나 혼자 꽃잎을 밟고 걸었다.

 

여기는 지는데 저기는 핀다.

떨어진 꽃잎은 새도 안 먹고

지나가는 나비도 본체만체 인데

어쩌자고 질 꽃은 또 피는가.

 

바람이 불어서 꽃이 지는가.

봄비에 슬퍼서 꽃은 시드는가.

몇 밤 자고났더니 꽃은 지고

해가 몇 번 뜨고 나면 또 진다.

 

한꺼번에 핀 꽃은 우르르 지고

더디게 핀 꽃도 금방 진다.

지는 꽃은 아무도 붙잡지 못한다.

시간은 자꾸만 꽃을 지운다.

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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