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깊은 깨달음

신사/박인걸 2017. 11. 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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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깨달음

 

먹거리를 가꾸는

아낙네의 손길에서

머리를 스치는 깨달음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신은 이족직립보행자들을 위해

오곡과 채소들

각종 해양의 어족들과

조류와 가축들을

그토록 풍성하게 가꾸고 있었다.

 

사계절의 순환 속에

별별 동식물의 생태계는

생성 소멸을 반복하는

인간들의 먹거리 農園이었다.

 

달콤 새콤 맵고 짜고

쓰고 고소한 약료 식료들을

신의 형상을 빼닮은 식솔들이

값없이 돈 없이 먹고 살게 하신다.

 

봄바람은 꽃을 피우고

천둥과 번개는 비를 뿌리며

따가운 폭염은 곡식을 여물리는

그 큰 분의 손길이었다.

 

지나가던 바람이 툭 친다.

이제야 그것을 깨달았느냐고.

201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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