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나의 고향마을

신사/박인걸 2017. 10. 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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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마을

나는 객지살이에 고달파도
마음은 항상 태어난 곳에 가 있다오.
낙타 등을 닮은 앞산과
말 등허리 닮아 늘씬한 뒷산에
철따라 지천으로 꽃 피는 山川에
내 마음은 가 있다오.

범람하는 여름홍수에
지느러미 힘차게 흔들며 오르던 고기떼와
물오리 떼 헤엄치던 냇물에서
어린 동무들과 물장구질하던
가을 하늘보다 더 고요한 沼를
내 어찌 잊을 소냐.

굽이굽이 몇 몇 굽이
늘어놓은 비단보다 더 고운
밤낮 없이 지줄 거리며 흐르는 앞강과
아직도 가슴 속에서 향을 풍기는
늦은 봄바람에 실려 오던 송홧가루를
내 어찌 잊어버리랴
 
그립고 그리워라.
그 질긴 탯줄이 묻힌 땅이여
부대길 것도 없고 거칠 것도 없는
드넓은 벌판을 휘젓고 달리며
밤하늘의 별을 따 가슴에 간직하던
그 푸른 고을이 영혼 속에 담겨 있다오

슬플 때면 노래 부르던 앞산 바위와
답답할 때 오르던 뒷산 언덕아
쓸개까지 노랗게 염색한
수선화보다 더 고운 달맞이 꽂이여
내 언젠가 달려가
그날에 너희들을 만나보고 말리라.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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