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낙엽

신사/박인걸 2015. 10. 28. 18:25

낙엽

허무의 비늘들이
아스팔트에 떨어진다.
뿌연 안개 속에
길게 드러눕는다.

움켜잡은 손이
맥이 풀리는 날에
곤두박질 할 것을
뒤늦게 잎은 깨닫는다.

짙푸르던 색상은
무지한 오만이었고
무성했던 이파리들은
헛된 욕심이었다.

촉촉한 영혼에
저녁노을이 깃들면
붉은 탄식을 고하며
일제히 떠나야 한다.

피난민 행렬처럼
정처 없는 길을
무표정한 얼굴로
어디론가 떠밀려 간다.
바람이 스산하다.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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