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날의 한숨 떨어지는 낙엽들이 빚어낸빈 가지의 한숨 같은 가을 저녁바람이 나뭇결을 쓸어내리듯그 출렁이든 삶이 다 지나갔네. 스러진 들판, 멀리 사라진 새의 그림자비어만 가는 산자락에 깃든 고요시간이 훑고 간 황홀한 빈자리허공에 맺힌 기억의 그림자뿐이네. 소멸되는 것들이 남긴 미세한 떨림기억은 안개 속에서 빛을 잃고손을 뻗어 잡아도 닿지 않는 한계맥없이 풀려버리는 안개 같네. 이 계절은 언제나 무상의 공허 스며드는 서늘한 기운의 무게하나같이 물처럼 흘러가고 사라질 뿐가을엔 하나같이 사라지고 마네.2024,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