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의 정체 길 없는 하늘에브이 자로 떠 있는 검은 그림자바람에 흔들리는 날개 끝엔잊힌 이름들로 가득 찬이별로 채색된 삶의 슬픈 노래여 한 시절 따스했던 둥지의 기억조차이제는 바람 속에 사라지고철새라 불리는 운명을 짊어지고 정처 없이 떠도는 몸짓머무름 없는 시간의 강을 건너네. 어디로 가든지 그 끝은 같으니잠시 머무는 들녘조차 낯설어라.스쳐 가는 땅 위의 흔적은누구를 위한 날갯짓인가허공에 흩어지는 티끌 같을 뿐이네. 석양에 소멸하는 날갯짓 사이로서글픈 여운만이 허공에 퍼지네.기러기들의 가여운 여정은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으니이 길 위에서 비로소 자신을 찾네.202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