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백로(白露)

신사/박인걸 2024. 8. 31. 11:32
  • 백로(白露)
  •  
  • 찬 이슬 풀잎에 내려앉고
  • 나뭇잎 잔뜩 움츠렸다.
  • 여름은 뒷모습 보이며 사라지고
  • 가을의 첫 발걸음 내 앞에 다가온다.
  • 둥근 박이 달빛에 익어가던
  • 초동 때 추억이 각인되어
  • 온몸으로 느끼는 가을 정취에도
  • 약간의 쓸쓸함을 느낀다.
  • 아침 안개 마을 안까지 찾아올 때
  • 바람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
  • 찾아온 가을은 아무 말 없이
  • 길가 코스모스 꽃잎에 앉아있다.
  • 시간은 조용히 흐르고
  • 백로(白露)는 열매를 재촉하지만
  • 나는 마치 길잃은 나그네처럼
  • 깊은 침묵 속에서 방향을 찾는다.
  • 알알이 여문 낱알처럼
  • 가을은 우리 마음에 스며들고
  • 끝없이 흐르는 시간의 여정 속에
  • 한 계절을 깊이 음유하며 관조한다.
  • 202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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