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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孤獨)

고독(孤獨)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철 늦은 배롱나무꽃 뜨겁다.짝 찾는 귀뚜라미 소리 처량하고가지 끝에 잠자리 한 마리 외롭다.공원 벤치는 텅 비었고조용한 공간 안에 나는 멍하니 서 있다.도시 새들은 어디론가 날아가고이따금 오토바이 굉음만 들릴 뿐시간이 멈춘 듯 이상하게 고요하다.그러나 그 고요함에 깊이 잠기지 못하고나는 혼자서 중얼거린다.홀로 있는 것은 항상 두렵고혼자 서 있는 것은 슬픈일이다.고독은 내가 만들어 낸 집이 아니며숙고가 필요한 선택도 아니다.사람들 속에서도, 혼자만의 방에서도익숙한 친구처럼 찾아오는 존재다.오늘같은 날 소리없이 찾아와창의적 생각을 불어넣고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내 곁을 떠나간다.그리고 나는 고독의 중심에 서서마음의 빛을 맞이한다.2024, 9, 7

나의 창작시 2024.09.07

길 고양이

길 고양이 도시의 피난처 지하 주차장섬뜩한 분위기 앙칼진 울음소리으슥한 곳에 몸을 숨기고경계의 눈빛으로 세상을 볼때면고요속에 긴장이 흐른다. 출처도 종말도 모를 삶들이생성소멸의 잔인한 운명속에방치된 생명들이 계획없이 번식할 뿐누구도 그들의 내일을 묻지 않는다. 주인의 손길을 의지하던 기억도치매걸린 노인처럼 희미해지고사랑받던 시간은 오래전에 잊혀졌다.버려진 이름, 떠도는 방랑자길 위에서 스스로 생존의 법을 배운다. 지나가는 길손들 동정하지만지나가버린 연민은 손끝만 스친다.착한 온정은 일시적 긍휼그 뒤엔 다시 냉혹한 삶이다.길고양이의 일상은 그렇게 이어진다. 우리의 인생도 길 위의 존재내일의 보장 없는 불안한 발걸음길 잃은 고양이처럼 울음을 삼키고종말의 비밀을 눈치 못 채고하루 하루를 버티며 살아갈뿐이다.2..

나의 창작시 2024.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