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孤獨)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철 늦은 배롱나무꽃 뜨겁다.짝 찾는 귀뚜라미 소리 처량하고가지 끝에 잠자리 한 마리 외롭다.공원 벤치는 텅 비었고조용한 공간 안에 나는 멍하니 서 있다.도시 새들은 어디론가 날아가고이따금 오토바이 굉음만 들릴 뿐시간이 멈춘 듯 이상하게 고요하다.그러나 그 고요함에 깊이 잠기지 못하고나는 혼자서 중얼거린다.홀로 있는 것은 항상 두렵고혼자 서 있는 것은 슬픈일이다.고독은 내가 만들어 낸 집이 아니며숙고가 필요한 선택도 아니다.사람들 속에서도, 혼자만의 방에서도익숙한 친구처럼 찾아오는 존재다.오늘같은 날 소리없이 찾아와창의적 생각을 불어넣고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내 곁을 떠나간다.그리고 나는 고독의 중심에 서서마음의 빛을 맞이한다.2024,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