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꽃의 계절 이 계절의 숨은 손길은흰 눈보다 더 하얀 꽃송이를 피워올리고여름 장맛비마저 감싸 안으며향기로 진실을 말하는 법을 가르친다.사람들은 꽃 향을 욕망의 잔향이라 부르며혹자는 더러움으로 덧칠을 하지만밤꽃은 비웃듯 조용히 피어나망설임 없이 자신을 내어준다.외설적 오해는 시간이 걷어내고수치라 말하던 입술도 조용히 닫히며솜처럼 포근한 그 꽃 아래한 해의 결실이 무겁게 익는다.향기는 비릿해도 벌나비 모여들어꽃보다 더 아름다운 결실을 보여준다.가장 낮은 곳에서 피어난 진실은언제나 높은 곳을 향해 열리고밤나무에 숨어 있는 두 얼굴의 진실은그 양극 사이에서 알밤이 심판한다..2025,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