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맛비 올해도 장맛비가 찾아왔다.어머니 생일 즈음이면 늘 장맛비가 문을 두드렸고젖은 바람 사이로 내 이름을 부르시던어머니 목소리가 가슴 깊은 데서 살아난다.하늘길로 걸어가신 아득한 세월마지막 인사를 몰래 감추시고당신은 빗물처럼 조용히 그 강을 건넜고나는 아직도 찢어진 우산을 접지 못한 채무릎까지 차오른 그리움 속을 걷는다.장맛비는 어머니 눈물을 닮아서떨어지며 가슴을 적시고 흘러가며 잠든 내 그리움을 깨운다.구부정한 허리로 밥 짓던 뒷모습천식에 콜록대시며 새벽기도 걷던 발길고추밭에 고이던 어머니 하루가 떠오른다.오늘 시작되는 장맛비가 내 창을 두드릴 때그 속삭임이 혹시 어머니일까 싶어창밖을 바라보며 어머니 이름을 불러본다.장맛비가 그치면 나는 또 한 해를 살아야 한다.2025,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