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夏至) 태양이 흘리고 간 불씨가북쪽하늘 깊은 곳에서 떨어진다.돌아누운 그리움의 등을아무도 모르게 쓸어내리는 햇살은뜨거운 입김처럼 오래 머물다 간다. 네 이름을 잊어버린 날에도내 그림자는 너를 향해 기울고한낮은 마치 고백처럼 자라난다.말없이 타오르는 오후의 숨결은나뭇잎 하나가 흔들릴 때마다시간은 아직 버리지 못한 사랑을 흔들고자작나무 사이로 흐르는 그리움은자꾸만 네게로 달려간다. 밤은 짧아진 어둠 속에서너에 대한 더 많은 꿈을 꾸고잠들지 못한 하얀 비둘기들이서로의 날개에 체온을 남기며 맴돈다.별이 너무 일찍 눈을 감아미처 말하지 못한 사랑도포도송이처럼 익어가는 가슴을 눌러나는 입을 다문 채로 무성한한 줌의 바람이 되려한다.오늘이 가장 멀리 닿는 낮이라면너는 어디쯤에서 나를 기억할까.2025,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