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장미 꽃 낡은 철조망 울타리 그림자 따라핏빛보다 더 진하게 덩굴장미가 핀다.시간의 벽을 타고 오르며잊힌 이름들을 빨갛게 물들인다.잎새 아래 숨어 전하는 그리움눈빛조차 닿지 못한 이름이한 송이 꽃잎에 마음을 새기고기억의 창가로 조심스레 오른다.누가 이 마음을 먼저 심었는지세월이 감춘 상처마다잎새처럼 번진 그리움의 줄기에조용하고 아주 집요하게 피어난다.향기는 슬픔의 언어를 닮고꽃잎은 기다림의 형상을 지닌 채한 계절 붉게 타오르다 떨어지고다시 오지 않을 날들을 노래한다.사랑이란 그렇게 담을 넘어누군가의 가슴에 자국을 남기고끝내 자신을 찔러 시드는 것일까.내 마음 깊은 곳을 천천히 적신다.202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