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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오신 예수

여름에 오신 예수 시인/박인걸 갈릴리의 태양 아래해는 창끝처럼 뾰족했고마을은 숨조차 내쉬지 못했다.예수는 그 뜨거운 대지를 맨발로 디디며굳은 심령마다 생명의 씨앗을 심으셨다.벳세다 언덕에 불어온 손길사람마다 들꽃처럼 피어 앉았을 때그는 하늘을 쪼개듯 떡을 찢으셨고광야보다 메마른 영혼 위에한 조각 은혜가 이슬처럼 내려앉았다.고라신의 정오에돌보다 단단한 마음들이가시 돋친 눈살로 그를 찔렀지만예수는 여전히 사랑을 뿌리셨고불모지에도 복음의 씨앗은 떨어졌다.디베랴의 저녁 호숫가물결은 붉은 노을을 쓸어 담고그는 숯불 위에 물고기를 구우신 후넘어진 자들을 부르셔서사랑의 식탁을 다시 차리셨다.예수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그분의 사랑이 오늘도 내 곁에 머물고지친 마음마다 은혜가 스며든..

신앙시 2025.06.27

길거리에서

길거리에서 바퀴는 무심히 굴러가고사람은 시간의 강물처럼 흐른다.이름조차 허락받지 못한 하루가아스팔트 위에 조용히 스며든다.신발 밑창에 스치는 꿈들은점점 희미해지고욕망은 낡은 전단지처럼발끝에서 흩날린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성급히 나아가지만그 끝이 도착이 아닌도피일 때가 더 많다.신호등 앞에 멈춰 선 나는오직 한 방향을 응시하며내 안의 나에게 묻는다.지금 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름 없는 얼굴마다침묵의 외침이 숨어 있고멈출 수 없어서 멈추지 못한 채우리는 시간의 택시에 몸을 싣고익명 속을 질주한다. 오늘도 나는 길 위에서살아가는 것이 아니라살아진다는 감각 속에 머문다.도시는 쉼 없이 움직이고나는 그 흐름에 조용히 실려간다. 2025.6.27

나의 창작시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