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늙는 병

신사/박인걸 2023. 1. 19. 04:23
  • 늙는 병
  •  
  • 아파트모서리 격풍이 울고
  • 겨울 가로수 몸서리친다.
  •  
  • 세찬 눈보라에 지친 비둘기
  • 겁먹은 눈동자 떨리는 가슴
  •  
  • 섣달 혹한은 무자비하고
  • 도시 전체가 한(寒)섬이다.
  •  
  • 모락모락 오르는 굴뚝 연기
  • 건넛마을 울리던 떡메질 소리
  •  
  • 산촌을 깨우던 수탉울음
  • 아스라한 기억도 소음에 묻힌다.
  •  
  • 어쩌자고 자꾸만 역주행하여
  • 옛날 풍경을 소환하는가.
  •  
  • 암만 생각해도 늙는 병인터
  • 그럴지라도 그리운 건 그리운 거지
  • 202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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