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COVID-19 vaccine

신사/박인걸 2021. 6. 19. 06:00

왼쪽 어깨의 옷을 벗었다.

예리한 바늘이 살을 뚫는 순간

투명 액체는 내 몸으로 빨려 들어갔고

몸 안에서 치열한 전투는 시작되었다.

정제된 병원균과 내 몸의 저항 세포가

생사를 걸고 싸우고 있다.

갑자기 으슬으슬 춥고

주사 부위는 건드리기 힘들 만큼 아프다.

온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등줄기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갈비뼈 아래는 칼로 찢는 듯하고

넓적다리 근육은 실룩거렸다.

타이레놀 두 알을 네 시간 간격으로 삼키며

고통스런 밤을 동지섣달처럼 보냈다.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백신 맞고 죽었다는 뉴스를 떠올릴 때면

숨어 있던 공포에 소름이 돋는다.

지루한 싸움은 이틀이 지났고

새벽 별이 사라지고 먼동이 터 올 때

아마도 두 세력의 전쟁은 끝났다보다

통증은 사라졌고 두려움도 걷혔다,

아침 햇살이 환하게 거실로 쏟아진다.

나도 당당한 백신 접종 자가 되었다.

면역 항체가 형성되기를 기다릴 뿐이다.

202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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