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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신작로를 따라 걷다보면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삐뚤삐뚤 징검다리 건너
비탈 길 따라 올라가면 정겨운 집한 채
꽃 비 내리는 봄날에는 꽃향기
소낙비 내리는 날에는 풀 향기
단풍잎 내리는 날에는 잎 향기
눈 내리는 날에는 군불지피는 냄새
종달새 높은 꿈을 실어 나르고
두견새 날아 노닐 면 가슴이 설레고
풀벌레 울 때면 서글퍼지던
내가 살던 집은 숲속이었다오.
소나무 향기에 가슴을 씻고
참나무 향에 목욕을 즐기고
벌거벗은 자작나무 향기에
삼림욕을 즐기며 살던 집이라오.
해마다 이맘때면
텃밭에는 닭들이 벌레를 잡고
마당가 암송아지 낮 꿈을 꾸고
숲속의 산비둘기 길게 울었다오.
산나리 꽃 곱게 피던 이맘때면
지금은 사라진 그 집이 마냥 그립다오.
202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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