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향수(鄕愁)

신사/박인걸 2021. 6. 3. 19:41

향수(鄕愁)

 

구준 비 온 종일 내리는 날

아파트 베란다에는 낙숫물이 박자를 맞추고

우두커니 서 있는 목련 잎 흔드는

국숫발 같은 여름비는 향수를 불러온다.

 

이런 날이면 어김없이 마을은 정적이 감돌고

봇물 남실대는 농로(農路)에는

비단개구리들만 정겹게 노래했다.

 

노송가지 왜가리 몇 마리 비를 피하고

활짝 피던 개 쉬땅나무꽃 처량해도

냇가 그윽한 물안개에 마을은 몽환에 든다.

 

소요음영할 숲이 없는 도시에서

유종신할 아파트 삶이 단조로울 때면

빗금 치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과거의 추억을 유영하면 행복하다.

 

가끔 찾아가면 송두리째 사라진

아주 낯선 이방 땅이지만

머릿속에 각인된 추억의 그 시절이

비오는 날이면 불러오기를 한다.

2021.6.3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집  (0) 2021.06.06
초여름 풍경  (0) 2021.06.04
6월  (0) 2021.06.01
나그네  (0) 2021.05.31
자주 감자  (0) 2021.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