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내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호수와
드러나지 않은 산이 있다오.
햇빛 퍼붓는 날에는 눈이 부시고
유광 쏟아지는 밤이면 은은하고
뭉게구름 뜨는 날엔 그늘이 지고
바람이 일 때면 크게 출렁인다오.
허물어지는 마음을 붙잡으려고
산은 둥글게 일어섰고
도망치는 내 마음 못 달아나게
가시나무 울타리로 길을 막아섰다오.
누군가가 던진 돌에 파문이 일고
소낙비 울음 울면 서글퍼지지만
청둥오리 노니는 날이면
마음은 하늘 위를 둥둥 떠다닌다오.
새까만 하늘에 별빛 형형하면
내 마음에도 맑은 별들이 스멀거린다오.
샛노란 꽃이 무리지어 피어나던 날
고운 님 얼굴이 보고 싶어
홀로 호숫가에 앉아 가슴앓이를 했다오.
202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