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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녘
서쪽 산에 걸린 해가
붉은 울음을 터트리며 눈물을 쏟고
허공을 나는 철새 몇 마리
날개 짓이 왠지 무겁다.
곧 이어 오동나무 아래로
어둠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밤새 어둠을 몰아내려
골목길에는 외등이 불을 켠다.
시간 속에 갇혀서 뛰어온 하루
풍력날개처럼 어지럽지만
내가 밟고 온 발자국에서
어떤 꿈이 큰 다는 소망을 갖는다.
세 개의 시계바늘이 만드는 시간은
매일 쳇바퀴처럼 돌지만
어두운 분위기와 달리 내 가슴에는
이 시간 위안과 안도가 깃든다.
어두움이 세상을 삭제하고
칠흑으로 먼 산을 칠한다 해도
매일 찾아오는 저녁녘은
인생의 철학을 나에게 주유한다.
2019.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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