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저녁녘

신사/박인걸 2019. 9. 27.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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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녘

 

서쪽 산에 걸린 해가

붉은 울음을 터트리며 눈물을 쏟고

허공을 나는 철새 몇 마리

날개 짓이 왠지 무겁다.

 

곧 이어 오동나무 아래로

어둠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밤새 어둠을 몰아내려

골목길에는 외등이 불을 켠다.

 

시간 속에 갇혀서 뛰어온 하루

풍력날개처럼 어지럽지만

내가 밟고 온 발자국에서

어떤 꿈이 큰 다는 소망을 갖는다.

 

세 개의 시계바늘이 만드는 시간은

매일 쳇바퀴처럼 돌지만

어두운 분위기와 달리 내 가슴에는

이 시간 위안과 안도가 깃든다.

 

어두움이 세상을 삭제하고

칠흑으로 먼 산을 칠한다 해도

매일 찾아오는 저녁녘은

인생의 철학을 나에게 주유한다.

2019.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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