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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歸還)

신사/박인걸 2018. 5. 1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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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歸還)

 

중천에 뜨겁던 태양이

어느새 슬그머니 산을 넘고

풀밭을 휘젓던 바람도

누울 곳으로 돌아갔다.

 

프레스토로 흐르던 강물은

안단테로 바다에 이르고

어제 화려하던 꽃잎도

오늘은 돌아갈 채비를 차린다.

 

저물 녘 새들은

서둘러 어디론가 돌아가고

길거리 북적거리던 사람들도

모두 돌아가 허전하다.

 

머물던 것들은 하나같이

저리도 빨리 돌아갈까

밀물처럼 떠밀리어 오고

썰물처럼 저 멀리 사라질까

 

흔들리는 발걸음으로

고달프게 그 길을 걸어

입력 된 시간 안으로 돌아가는

귀환(歸還)은 늘 쓸쓸하다.

2018.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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