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새벽기도

신사/박인걸 2017. 4. 17. 09:01

새벽기도

 

도시 하늘에

절반을 잃어버린 새벽달이

윤곽만 드러난 건물 난간에

간신히 매달려 불안하다.

 

피곤에 지친 한 사람이

허름한 옷을 등에 걸치고

유난히 빨간 십자가를 향해

어둔 골목길을 걷는다.

 

아득히 잊혀진

시골종소리가 그립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은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면 고맙다.

 

예배당 문을 열고 들어설 때면

마음을 힘 있게 끌어당기는

궁극적 존재를 느낄 때

고달픈 몸이 해체 당한다.

 

가지런한 두 손 사이에

간절한 마음을 끼워

未明마다 비는 기도로

어둔 마음에 등불을 밝힌다.

20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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