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
도시 하늘에
절반을 잃어버린 새벽달이
윤곽만 드러난 건물 난간에
간신히 매달려 불안하다.
피곤에 지친 한 사람이
허름한 옷을 등에 걸치고
유난히 빨간 십자가를 향해
어둔 골목길을 걷는다.
아득히 잊혀진
시골종소리가 그립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은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면 고맙다.
예배당 문을 열고 들어설 때면
마음을 힘 있게 끌어당기는
궁극적 존재를 느낄 때
고달픈 몸이 해체 당한다.
가지런한 두 손 사이에
간절한 마음을 끼워
未明마다 비는 기도로
어둔 마음에 등불을 밝힌다.
20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