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그대가 있기에

신사/박인걸 2015. 8. 5. 09:36

그대가 있기에

그대를 처음 사랑했던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으며
별빛 쏟아지는 한여름 밤에
오던 길을 뒤돌아본다.
이른 봄이면 꽃보다 화사함으로
한 여름에는 젊음보다 더 푸르게
가을 단풍잎을 붉게 그리던 그대는
겨울이면 거룩하게 다가왔었다.
언제나 내 마음 안뜰을 거닐며
고요함과 넉넉함으로
누구에게도 자리를 내 줄 수 없게
나만을 소유하고 싶어 하던 그대
나를 향한 그대의 사랑이
필리아가 아닌 것을 깨닫던 날
나의 전부를 그대 발아래 내려놓고
이 몸을 바치기로 다짐했었다.
내 안에는 언제나 그대가 있고
나는 그대의 마음을 헤집으며
저녁 그림자 내려앉는 길목까지
한 조각 붉은 마음으로 따라왔다.
몇몇 별 조각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마음 빈 터에 돌개바람이 불어도
그대의 옷깃을 움켜잡으며
허공(虛空)의 표류를 두려워했다.
아직은 별빛이 빛나고
은하수는 긴 다리는 놓고 있다.
그대는 지금도 내 곁에 있고
나도 그대의 손을 잡고 있다.
마음이 따스하다 그대가 있기에
20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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