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뒷산
태양이 아직 채비를 차리는 시간
지난 밤 걷던 꿈길을 떠 올리며
낡은 운동화에 실려
나는 가파른 덕을 오른다.
더위에 지친 별들이
굴참나무 푸른 잎에 앉아
구름이 던져 준 이슬을 핥으며
먼 여행을 준비할 때
억년을 한 자리에서
스스로 음을 재생하며
암반을 뛰어 내리는 물소리는
천사들의 합창으로 다가온다.
그리움에 밤새 울던
짝 잃은 산나리 꽃도
스치는 바람의 위로를 받으며
수줍게 고개를 든다.
기지개를 켜는 나무사이로
만나를 줍는 산새 노래와
숨을 내뱉는 푸른 숲이
나의 영혼을 바람이 되게 한다.
201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