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 코흘리개 어린 시절
- 불꽃 세운 눈동자로 날 지켜주고
- 연골 작은 걸음 20리 등하굣길
- 못내 애처로워 눈물짓던 어머니
- 저문 날 고갯길 울며 떨며 넘을 때면
- 어디선가 날 부르는 어머니 음성
- 가슴에는 뜨거운 피가 치솟고
- 어둡던 숲에는 별이 쏟아졌다.
- 내가 아파 누울 때면
- 밤새도록 머리맡에 앉아
- 촛농 같은 눈물로 훌쩍이며
- 가슴을 쓰다듬던 어머니 손길
- 이른 새벽 논둑길 걸어
- 컴컴한 예배당에 홀로앉아
- 오로지 자식 위해 빌고 또 비시던
- 갸륵한 내 어머니 정성이여
- 머나먼 타관객지
- 손끝 닿지 않는 땅에 살아도
- 마지막 숨이 멈추던 순간까지
- 자식 이름만 읊조리던 내 어머니여!
- 2023.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