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10

유월의 장미

유월의 장미 장미꽃 붉게 피어나는 아침햇빛 머금은 꽃잎 새벽의 숨결피어오르는 꽃잎 숨죽이는 시선그토록 아름다운 자태 황홀하네. 그윽한 향기 바람결에 속삭임시간도 잠시 멈춘 듯세상은 온통 고요하기만 하고모든 것을 잊게 하는 따스한 품 가시 속에 숨겨진 장미의 마음삶의 고통조차 아름다워자연의 섭리 속에 피어나는 생명아픔과 사랑이 조화를 이룬 드라마 한낮 더 뜨겁게 핀 꽃길 위로유유히 노니는 뭉게구름영원할 것만 같은 이 평화로운 순간내 마음 흔들며 녹아드는 숨결 노을빛보다 더 붉은 미소하루가 저무는 시간의 끝자락눈감으면 다가오는 천사의 미소이 평온한 순간에 머물고만 싶다.2024,6,20

나의 창작시 2024.06.20

망가진 교회

망가진 교회  희미한 달빛 은은하게 내려앉고예배당 지붕마다 새빨간 십자가 빛나지만교인들 가짜 믿음에 휘말려 빛이 바래는구나! 얼굴에 핏대 세우고 외치는설교자의 얕은 성경해석에도 ‘아멘’ 하며지루한 강론에도 미소지으며뒷좌석에 앉아 떠나지 않는 신자죄의 무게만큼 밀려드는 조명예배당에 뒹구는 성경책어지럽게 붙어 있는 현수막빈 강단에 적혀 있는 복잡한 성경구절은누구의 믿음도 키워주지 못한다.새벽과 밤에모여 기도하지만신도들 마음은 하나되지 못하고끼리끼리 따로따로 모여설교자의 가르침과는 정 반대의 길로 간다.소리높여 찬양 부르는 입술과과도하게 부르짖어 외치는 기도 소리에도하룻밤 새 사라지는 성스러움과여전히 진실이 사라진 허수아비들무엇엔가 엉망으로 취한 성직자는자기 교인 이름도 외우지 못하고오래된 계급장을 단 중직들..

신앙시 2024.06.19

원추리 꽃

원추리 꽃 바람에 흔들이며 피어나는원추리 꽃향기가 내 가슴에 남아그대를 처음 만났을 때우리가 서로를 알아가던 날원추리 꽃처럼 당신은 아름다웠죠. 밤하늘 별빛 아래 원추리 꽃 피듯우리의 사랑도 곱게 피어났고하나의 비밀처럼 우리의 가슴에 깊은 곳에짙은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때론 바람에 흔들리는 꽃처럼우리 사이엔 갈등이 증폭돼도서로를 이해하며 깊은 마음으로 받아주며여름 들판을 환하게 수놓았다. 가을이 지나 풀잎이 시들어도꽃향기는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이잊히지 않는 기억으로원추리 꽃은 여전히 피어있다.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은 오고원추리 꽃 그 자리에 피어나듯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곱게 익어서로를 바라보며 아름답게영원히 지지 않는 꽃으로 피고 있다.2024,6,19

나의 창작시 2024.06.19

숙명(宿命)

숙명(宿命) 아득한 곳에서 울려오는 파도 소리운명이라는 이름으로 부서진다.사라져가는 물거품처럼흔적 없이 사라지는 한순간을우리는 어쩔 수 없이 맞이하며그저 바람에 휘말려 흐른다.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하늘 아래 내 존재는 무엇인가?목적 없이 떠도는 부유물일까?물결에 밀리는 모래 알갱인가?흔적 없이 사라지는 발자국처럼스쳐 가는 시간 속에 우리는 잊히리라. 숙명은 미신이 아니며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족쇄이며허무의 그림자에 갇힌 눈먼 존재이다.밝은 태양 아래서조차그늘을 찾는 우린 바보이며현실의 한계를 도망치지 못한 채로희망 없는 길을 걸어간다. 이 길의 종착에서 기다리는 건한 줌 흙, 아니 재가 아닌가.아직 버리지 못한 희망을 쥐고우리는 허상 속으로 사라진다.마치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유령처럼 사라지는..

나의 창작시 2024.06.19

길 위에서

이 길 위에서  나는 그때 장대 끝에 서서내 생애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빛바랜 흑백사진처럼 황혼의 풍경에 갇혀지친 삶의 종점에서 홀로 서성였다.떠나간 이들의 잔영이 흐릿해지고불안한 밤하늘 별들이 속삭일 때또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 내 존재는 방황했다.이 길 위에서 나의 운명을 고민하며꼬리를 물고 일어서는 질문이 쏟아졌다.바람은 이명(耳鳴) 소리처럼 밀려오고햇살은 차가운 그림자를 덮었다.희미한 불빛이 어둠 속에서 깜빡일 때나의 출처에 의문이들고나는 어디를 향해 여기까지 왔을까.오랜 세월을 달려왔지만아직도 나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외로운 영혼은 끝없이 배회하며쓸쓸한 여정은 끝이 없었다.나는 언제 길 끝에 닿을 수 있을까?아직도 길 위에서 중얼거리며 길을 걸어간다.2024,6,18

나의 창작시 2024.06.18

낯선 여로

낯선 여로 오래 걸었지만 여전히 낯선 길이다여기엔 누구의 발자국도 남지 않는다.나무들 침묵하며 지켜보고바람은 조용히 속삭인다.무거운 발걸음 내디딜 때마다내 앞에는 늘 새로운 시간이 열린다. 산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저녁노을 슬프게 물들었다.출처를 알 수 없는 새들의 노래지나온 길 위의 깊은 정적이나의 온 몸을 감싼다.순간 나는 북받치는 감정에 휩싸인다.  처음 맡는 향기는 뇌를 자극하고화려하지 않은 들꽃은전혀 수줍지 않은 모습으로지나가는 길손을 바라본다.나는 야생화 숲을 지나가며꽃들의 진실한 대화를 느낀다. 구불구불한 길의 끝이 궁금하다.그 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그래도 나는 무턱대고 걷는다.매 순간이 새로운 발견이고본성(本性)의 밑변에서는시들었던 감각들이 다시 깨어난다. 내 여로의 종점에언젠가는 ..

나의 창작시 2024.06.18

불면의 밤

불면의 밤 잠 못이루는 상념의 시간 고요속에 흐르는 심연의 혼돈속에침대 누운 대로 뒤척이며새까만 우주의 공간을 헤매인다.세상은 깊은 잠에빠져 잊혀지고나만 홀로 깨어 우주를 방황하며어둠 속에 숨겨진 나만의 비밀나는 그 비밀의 문앞을 서성인다.눈을 감을수록 또렷한 기억들하나하나가 수많은 삶의 그림자어둠의 장막을 찢고 나오는 빛의 파편들그 안에 숨어있는 나만의 진실들,왜 나는 잠들지 못하는가.알 듯 하면서도 차마 말할 수 없는어둠 속에서도 느껴지는 삶의 무게나는 그 무게를 받아들이지 않으려한다.잠은 결국 하나의 작은 죽음이고깨어 있음은 존재의 증명이다.불면의 밤은 나의 존재를 각성케 하고나는 그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는다.어둠이 시간을 깊이 파묻을 때나는 나를 마주하며 받아들인다.불면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

나의 창작시 2024.06.17

자기 피로 산 교회(행 20:28~32)

자기 피로 산 교회(행 20:28~32) 『introduction』교회라는 말이 복음서에서는 마태복음 16장에서 처음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더불어 나타납니다. 그 고백의 장소는 가이샤라 빌립보입니다. 갈릴리에서 북쪽으로 약 45분쯤 자동차를 타고 올라가면 헐몬산 기슭의 바니아스라는 곳에 이른다. 헐몬산 자락에서 나오는 이곳의 풍부한 물은 시내를 이뤄 갈릴리 호수로 흘러 들어갑니다.거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가이샤랴 빌립보란 곳에 이르게 됩니다. 본래 이곳 주민들은 풍요와 다산의 신인 바알신을, 헬라계 거주민들은 산림과 야수의 신인 판신을 섬겼습니다. 당시 헤롯왕은 로마 정권에 아부하기 위해 로마황제 숭배 신당을 세워두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이 장소가 당시 우상의 땅이었음을 시사합니다.왜 예수님은 제자들을 ..

2024년 설교 2024.06.17

어느 간이역

어느 간이역 흙냄새 가득한 초록 벌판을 지나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자갈길한적한 간이역에 서 있는 나 구식 시계탑 아래 낡은 시곗바늘은 쉬지 않고삶의 기나긴 여정 속 한순간 머물러지나온 발걸음을 바라본다. 기차는 멀리서 달려오며한적한 산골 마을의 시간을 가른다.짙은 그리움에 젖어 든 나는가슴 안쪽에 숨겨 놓은 기억을 꺼내 본다.잠시 머문 플랫폼에서우리의 인생길도 그렇게 이어짐을 깨닫는다. 풀향기 사방에서 모여든 낡은 벤치에 앉아머리 위로 맴도는 구름과고요히 흘러가는 시골 마을의 시간 속에서뜸한 발걸음에 적막한 이 고요는삶의 작은 쉼표가 되고나는 여기서 또 다른 여정을 떠난다. 정겹다 못해 아름다운 풍경수줍게 피어있는 야생 산나리 꽃울타리에서 활짝 핀 붉은 접시꽃삶의 고단함 속에서도작은 위로를 찾아내는 이 순..

나의 창작시 2024.06.17

저문 하늘 아래

저문 하늘 아래 저문하늘 아래 무겁게 내려앉은 고요. 바람은 멀리서 긴 한숨을 토하고왕래가 줄어든 거리에는 그림자로 사라졌다.낮빛은 어디론가 달아나고어둠은 물감보다 진하게 내려와이미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쓸쓸함을 충동한다.지나간 꿈과 잊힌 시간들추억도 안개처럼 산산이 부서지고빈 껍데기도 풍선처럼 날아갔다.우리는 다 같은 운명을 안고메마른 벌판을 헤매는 나그네일 뿐이다.마지막 불빛이 꺼지는 순간까지별이 뜬 하늘을 바라보며누구도 줄 수 없는 평온함과 안식이저녁 밀물처럼 밀려들어잃어버린 기억까지 돌아오기를,어둠이 내려앉은 하늘 아래세상이 멈추는 장엄한 이 순간내 숨결은 차가운 시간으로 녹아들고정리 되지 않은 쓸쓸한 여정은내 일의 새로운 시작을 기다린다.2024,6,16

나의 창작시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