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추석과 가족

신사/박인걸 2024. 9. 16.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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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과 가족
  •  
  • 보름달이 수면 위에 뜨듯
  • 우린 조용히 모인다.
  • 서로의 얼굴 속에 담긴 시간을 바라보며.
  • 추억은 바람에 실린 구름처럼
  • 한 자리에 사랑으로 스며든다.
  •  
  • 송편을 빚는 손끝은
  • 마치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 같고
  • 그 속에 담긴 세월의 결을
  • 하나하나 만지며
  • 우리는 지난날의 시간을 되새긴다.
  •  
  • 밥상 위에 놓인 음식은
  • 단순한 반찬이 아니다.
  • 자연의 선물, 하나님의 은총이며
  • 서로의 사랑과 정성을 담은
  • 보이지 않는 기도의 실로 엮인 제사다.
  •  
  • 말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마주한다.
  • 말보다 깊은 침묵과 눈 빛
  • 그리움과 사랑은
  • 달빛 아래 피어나는 꽃이다.
  •  
  • 추석달은 천천히 떠오르고,
  • 우리의 가족은 그 아래서
  • 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다.
  • 아주 오래 된 뿌리 깊은 나무,
  • 서로의 그림자를 품고 우람하게 큰다.
  • 202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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