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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838

갈대 숲에서

갈대숲에서 바람이 사정없이 지나갈 때 여린 몸뚱이 끝없이 흔들리며서로가 부딪치며 흐느끼는 소리우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일 뿐이네.  가을 햇살 아래서조차서글프게 퇴색하는 갈빛 서러움한 번 흔들릴 때마다 잃어가는 색감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 남은 어두운 흔적들 머무르지 않는 것들에 기대어자신만만하던 푸르름도 희미해져 가고연약한 뿌리에만 의존한 채삶이란 스러져가는 갈대의 운명이네. 여름날 푸르고 빛나던 잎사귀들이시간의 장난에 부서져 흩어지고어떤 늙은이처럼 잃어가는 제 모습이슬픔이 아닌 듯 슬픔만 흐르네. 다시 찾아올 기약도 없이갈대숲은 서글픔 속에 굳건히 서 있지만무수한 흔들림 속에 머잖아그마저도 사라지고 말 운명이네.2024,10,25

나의 창작시 2024.10.25

추억의 한 페지

추억의 한 페지 어느 책갈피에 숨겨둔한여름 피어나던 꽃잎 같은 기억들사랑은 그 시절 그렇게 피었고내 꿈은 은하수를 타고 흘러갔지! 그리움은 저물지 않는 노을처럼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아쉬움의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되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어루만진다. 젊은 날의 아롱진 꿈바보같이 서툰 사랑끝내 이루지 못한 인연모두 저 멀리 있는 길 위에 남겨두고나는 이제 주름진 손만 바라본다. 이제는 노인이 되어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는 신세하지만 내 삶의 한 페지에서그 시절 나를 만나며 잠시나마 미소짓는다.2024,10,25

나의 창작시 2024.10.25

낙엽 쌓인 길

낙엽 쌓인 길 은행잎 쌓인 길 위를 걷네찬 바람은 지난 기억을 흩어 놓고발끝에 차이는 낙엽은한 시절 꿈처럼 스러져가네. 방향없이 걷는 발걸음뒤돌아 보면 수많은 발자국후회 가득한 흔적들 속에사라진 나의 시간들이 허무하네. 서글픈 마음에 스치는 바람이별이 남긴 그리움은 깊어지고텅빈 나의 두 손에는 시간만 남아덧없이 흘러가는 인생 서럽기만 하네. 낙엽 쌓인 길 끝에 멈춰서면산다는 것도 덧없어 보이는 순간오가는 사람도 언젠가 사라질 운명인생도 낙엽처럼 가엽기만 하네.2024,10,24

나의 창작시 2024.10.24

가을비 내리는 들판

가을비 내리는 들판 적막한 들판에 가을비 내리네.고요 속에 스며드는 빗방울 소리마을은 깊은 숨결을 고르고바람에 실린 그리움이 먼 산을 감싸네. 낡은 지붕 위로 빗줄기 흐르고배춧잎 적시는 빗소리는 아주 오래된 풍경을 소환하고잊힌 기억이 찾아와 내 마음을 적시네. 빈 길을 지나던 바람마저 잠들어들판에 새겨진 내 인생의 이야기들이 걸음마다 하나둘 되살아나고포근한 빗소리는 잠자던 감정을 자극하네. 가을비는 쉬었다 다시 내리고흙내음 깊이 깃든 들판은 순하기만 하네.포근함 속에 묻히는 고요한 순간내 삶도 이 비처럼 잠시 머물다 가리.2024,10,22

나의 창작시 2024.10.22

가을 날의 한숨

가을 날의 한숨 빛바랜 나뭇잎은 찬 바람에 떨고,아직 덜 익은 옹졸한 열매가가지 끝에 매달려 부끄럽다.늦가을 분위기는 몹시 서글프고나도 모르게 한숨이 스며든다. 낡은 색깔이 흩어지는 하늘 아래길 잃은 햇살은 여전히 미적거리고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 속에서어제의 나는 어디쯤 서 있었을까.후회의 조각들만 차곡히 쌓여가고 있다. 맥없이 떨어지는 나뭇잎은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허공을 배회하고가슴 깊이 파고드는 허무가 무겁다.바람에 흩어지는 저 낙엽처럼내 인생도 어느 날 저렇게 사라지려나. 지나가는 바람처럼 흔적도 없이가을비에 뒹구는 나뭇잎처럼삶은 이렇게 덧없이 가고그 후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뒤돌아본 자리엔 공허함만 남는다.2024,10,19

나의 창작시 2024.10.19

가을 비 내리던 날

가을비 내리던 날 가을비 내리던 날빗속에 그리움이 젖어들고비에 젖은 단풍잎들이 뒹구는 길을우리는 다정하게 걸었지 아주 오랜 계절의 강을 건너오늘 나는 그 길을 걷는다.빗방울에 비친 너의 미소가희미하게 다가와 내 마음을 흔든다. 찬 바람에 쓸려간 시간 속에나는 아직도 그 길을 찾아 헤매며지금껏 너를 그리워하는데너는 빗방울 소리에 나를 기억할까. 길가에 쌓인 낙엽은 오래된 편지처럼가슴 속에 묻어 둔 말을 흘려보내며내 그리움을 네게 전하는데빗소리에 담긴 내 음성을 너는 기억하려나. 가을비가 그치고 나면이 길엔 새로운 발자국이 남겠지만너와의 기억은 내 가슴에변하지 않는 그리움의 색깔로 남겠지,2024,10,18

나의 창작시 2024.10.18

가을 고민

가을 고민 가을의 초엽을 지나황혼의 깊은 그림자가 드리우고분요하던 세상은 잠잠해지고찬 이슬이 풀잎에 쌓일 때새벽공기는 옷자락을 파고든다. 내 눈 앞에 펼쳐진 초목들은스스로를 치유하며무거웠던 짐을 발아래 내려놓고이제야 삶의 숨결이 가벼워진다.두려움 속에 숨었던 기운들이따스하게 하나둘 물러가고나뭇가지에 금빛으로 물든 잎들은빛바랜 그것이 아닌새로운 시작의 얼굴로 다가온다. 바람결에 춤추는 잎사귀들은마치 가라앉는 강물처럼나의 마음을 조용히 감싼다.결실의 수확은 정량을 채우고자연은 겸손하게 물러선다.조용히 흐르는 시간 앞에나는 나를 그 흐름에 맡긴다. 번식과 성숙의 날들은지금, 이 순간에도 흘러간다.가을은 다만, 또 다른 시작일 뿐그 속에서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할지깊은 생각에 사로잡힌다.2024,10,17

나의 창작시 2024.10.17

억새 풀 꽃

억새 풀 꽃 높새바람 부는 가을 언덕에억새꽃 물결이 방향 없이 흔들리며그리움의 노래를 쏟아낸다.잊힌 시간은 스치듯 지나가고그 강인한 꽃잎도 고개를 숙인다. 오래전부터 비탈을 점령하고군락을 이루어도 홀로 선 듯한저 억새꽃은 무리를 지어도 외롭다.인생처럼, 피어났다 지는 걸 알면서도끝없는 바람 속에서 다시 일어선다. 그 숱한 시간이 쌓인 자리에서흔들리며 사는 일에 이골이 났어도묵묵히 피어났다 다시 지는 억새꽃은강철보다 더 강한 의지로침묵 속에 노래를 남기고 사라진다. 기쁨도 그리움도 흩어지는 날떠나는 것을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으며흩날려 바람 속에 사라진다해도흐르는 시간 속에 묵묵히 서서다시 일어서는 그 날을 기다리리라.2024,10,16

나의 창작시 2024.10.16

요원한 통일

요원한 통일 함흥에서 제주까지 한 하늘 아래끊긴 선 위로 아련한 그리움이 흐르고칠십 년 다른 길을 가는 두 형제의 발걸음이언제쯤 다시 만나게 될지우리의 소원이 헛된 기다림은 아닐는지, 총성이 멎은 그 날 이후에도우리의 땅은 여전히 상처받은 채로다리는 무너지고 철마는 멈추고우리는 그 틈을 넘어가물거리는 형제의 얼굴만 떠올렸다. 남과 북은 두 개의 이름으로한 몸이던 민족이 찢기고 나뉘어쌓아 올린 이념의 벽을 허물지 못한 채통일은 요원하다는 사람들 말에도우리는 흔들리지 않으며 한마음을 품었다. 이산의 고통은 가슴을 저미게 하고못다 한 말들을 한으로 삭히면서오랜 세월의 아픔을 씻기엔너무도 멀리 와버린 지금그래도 한 가닥 통일의 꿈을 지울 수 없다. 도로를 폭파하고 철로를 파내고콘크리트 장벽을 더 높이 쌓아도우리..

나의 창작시 2024.10.15

가을 빛깔

가을 빛깔 황색 빛깔의 들판에는황혼이 노을처럼 다가와내 어깨에 조용히 내려앉는다.한 시절 푸르렀던 잎들은이제 빛바랜 채로 흔들리며스치는 바람결에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홍색 단풍은 눈부시게 타오르지만그늘에 깃든 잎에는 슬픈 작별이 고여있고붉게 피어난 순간조차곧 스러질 운명을 알기에나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른다. 바람에 찢긴 잎에는쇠퇴한 곰팡이 색이 퍼져가고밤하늘엔 고요한 별들만이남겨진 흔적을 비추며시간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머잖아 모든 빛깔을 삼키리라. 인간의 늙음은 가을빛 같아서찬란한 기억 뒤에 남는 것은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소릴 뿐그러나 그 소리마저 잦아들 때면우리는 다시금 깊은 침묵에 빠진다.2024,10,15

나의 창작시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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