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66

성 프란시스의 삶과 영성(Spirituality of St. Francis)

성 프란시스의 삶과 영성(Spirituality of St. Francis) 성 프란시스(아시시의 프란시스, 1181/82-1226)의 삶은 영성 신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의 삶과 신학은 기독교 영성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로, 기독교인들에게 깊은 영적 가르침을 제공한다.1, 초기 생애와 회심프란시스는 1181년이나 1182년에 이탈리아의 아시시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젊은 시절 그는 쾌락과 사치 속에서 살았으나, 전쟁과 포로 생활을 겪으며 내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의 회심은 1205년 산 다미아노 교회에서 기도하던 중 “프란시스, 가서 내 집을 고쳐라.”라는 그리스도의 음성을 들으며 절정에 달했다. 이후 그는 아버지의 재산을 포기하고 철저한 가난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

영성인물 2024.09.08

고독(孤獨)

고독(孤獨)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철 늦은 배롱나무꽃 뜨겁다.짝 찾는 귀뚜라미 소리 처량하고가지 끝에 잠자리 한 마리 외롭다.공원 벤치는 텅 비었고조용한 공간 안에 나는 멍하니 서 있다.도시 새들은 어디론가 날아가고이따금 오토바이 굉음만 들릴 뿐시간이 멈춘 듯 이상하게 고요하다.그러나 그 고요함에 깊이 잠기지 못하고나는 혼자서 중얼거린다.홀로 있는 것은 항상 두렵고혼자 서 있는 것은 슬픈일이다.고독은 내가 만들어 낸 집이 아니며숙고가 필요한 선택도 아니다.사람들 속에서도, 혼자만의 방에서도익숙한 친구처럼 찾아오는 존재다.오늘같은 날 소리없이 찾아와창의적 생각을 불어넣고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내 곁을 떠나간다.그리고 나는 고독의 중심에 서서마음의 빛을 맞이한다.2024, 9, 7

나의 창작시 2024.09.07

길 고양이

길 고양이 도시의 피난처 지하 주차장섬뜩한 분위기 앙칼진 울음소리으슥한 곳에 몸을 숨기고경계의 눈빛으로 세상을 볼때면고요속에 긴장이 흐른다. 출처도 종말도 모를 삶들이생성소멸의 잔인한 운명속에방치된 생명들이 계획없이 번식할 뿐누구도 그들의 내일을 묻지 않는다. 주인의 손길을 의지하던 기억도치매걸린 노인처럼 희미해지고사랑받던 시간은 오래전에 잊혀졌다.버려진 이름, 떠도는 방랑자길 위에서 스스로 생존의 법을 배운다. 지나가는 길손들 동정하지만지나가버린 연민은 손끝만 스친다.착한 온정은 일시적 긍휼그 뒤엔 다시 냉혹한 삶이다.길고양이의 일상은 그렇게 이어진다. 우리의 인생도 길 위의 존재내일의 보장 없는 불안한 발걸음길 잃은 고양이처럼 울음을 삼키고종말의 비밀을 눈치 못 채고하루 하루를 버티며 살아갈뿐이다.2..

나의 창작시 2024.09.07

내 인생의 얍복강

내 인생의 얍복강 밤 하늘 별빛만 빛나고얍복강물 여울지는데강건너 형의 칼날이 번뜩이고뒤에는 고독의 골짜기 일어섰네.도망칠 수 없는 나는야곱처럼 하나님을 붙들었네. 밤새도록 목숨을 건 씨름내 영혼의 깊은 투쟁내 힘으론 이길 수 없는 상대,지치고 아프고 골반이 허물어져도나는 하나님의 손을 놓지 않았네. 관절은 부서지고, 인대는 끊어지고통증은 쑤시고 끝없이 아려왔네.성한 다리는 질질 끌리고목발이 없이는 걸을 수 없었네.하지만 그 상처는 은혜의 표식이네.  네 이름이 무엇이냐?살아온 삶을 묻는 예리한 질문 앞에옛 이름 야곱을 내려놓고 새 이름을 받았네.그 이름 빛나는 이스라엘이 되었네. 내 인생의 얍복강,강가에서 나는 새로워졌네.속이며 사는 자가 아니라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 되었네.그날 밤 만난 그분은 내 인..

신앙시 2024.09.06

인생의 발자국

인생의 발자국 뜻도 의지도 없이바람에 흩날리는 흙먼지처럼부정모혈에 의해 던져진 존재가세상이라는 들판에 첫 발자국을 남기며시간의 물결 속에 스며들었다. 발끝에 닿는 대지의 온기 낯설고 서툰 걸음걸이길 위에 새겨진 작은 발자국시간이 흐르며 익숙해졌다.삶은 언제나 험난한 여정기암절벽 기어오를 때마다매달린 영혼은 수없이 흔들리고천신만고 엮어온 이야기는바위에 새겨진 깊은 발자국이다. 꿈, 희망, 슬픔, 절망이 교차할 때마다나의 발자국은 흔들렸고빛과 그림자의 폭이 너무 넓어그 사이에서 항상 방황했다.인생은 결국 끝없는 걸음걸이방향이 모호해 갈등했어도고된 길 위에 새겨진 발자국은하나하나가 모여 이룬 나의 궤적이다. 언젠가는 내 발자국이 흙으로 돌아갈 그 날이 오더라도똑바르게 걸어간 발자국마다누군가의 길잡이가 되도록 ..

나의 창작시 2024.09.04

9월의 소고

9월의 소고 살갗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에가을 냄새 깊이 풍겨오고풀잎에 내려앉는 차가운 이슬에여름 흔적이 하나둘 지워진다.나뭇잎 하나둘 탈색될 때선선한 공기 속에 길어진 그림자지나간 시간의 조각들이 춤을 춘다.석양을 더욱 붉게 물들이고일몰이 던진 어두움이 장막을 칠 때시간을 잃어버린 허전함에어떤 외로움이 내 마음에 자리한다.해마다 이맘때면 부딪치는나만의 깊은 인생론 앞에서무르익은 열매 아닌 껍데기 삶에자신을 잃은 죄의식에 괴롭다.그래도 아직은 시간은 남아 있고지지 않은 꽃잎이 손짓한다.9월의 햇살이 머리 위에 쏟아지니덜 여문 나를 양지에 세운다.2024,9,3

나의 창작시 2024.09.03

가슴의 송곳

가슴의 송곳 날카로운 송곳 하나내 가슴 깊숙이 숨겨져 있다.그 날카로움이 어찌나 무서운지스스로 소름이 돋는다.꽁꽁 숨겨놓은 탓에타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자주 나는 내 송곳에 내가 찔린다.내 생각에 내가 찔리고내 말에 내가 찔리며내가 나를 찌른 상처는 남이 볼 수 없다. 때로는 송곳이 밖으로 튀어나와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찔러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가시돋친 말과 차가운 눈빛으로사정없이 타인을 찌를 때면내 가슴도 함께 아파 무너진다. 오늘도 뾰족한 송곳이내 아내의 오랜 자존심을 찔렀다.송곳에 찔려 눈물을 흘릴 때면나도 아파하며 후회한다.하지만 송곳을 버리자 못한 채아직도 가슴에 숨겨 놓은 까닭은방어기제의 유일한 수단이다. 불안은 내게 닦친 위험의 신호이고욕망을 조절하며 평정을 찾는 도구이다.나와 타인을..

나의 창작시 2024.09.01

백로(白露)

백로(白露) 찬 이슬 풀잎에 내려앉고나뭇잎 잔뜩 움츠렸다.여름은 뒷모습 보이며 사라지고가을의 첫 발걸음 내 앞에 다가온다.둥근 박이 달빛에 익어가던초동 때 추억이 각인되어온몸으로 느끼는 가을 정취에도 약간의 쓸쓸함을 느낀다.아침 안개 마을 안까지 찾아올 때바람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찾아온 가을은 아무 말 없이길가 코스모스 꽃잎에 앉아있다.시간은 조용히 흐르고백로(白露)는 열매를 재촉하지만나는 마치 길잃은 나그네처럼깊은 침묵 속에서 방향을 찾는다.알알이 여문 낱알처럼가을은 우리 마음에 스며들고끝없이 흐르는 시간의 여정 속에한 계절을 깊이 음유하며 관조한다.2024,8,31

나의 창작시 2024.08.31

가을 아침

가을 아침 선선한 바람이 살갗을 스치네.나뭇잎 서걱이는 소리에잠들었던 의식이 기지개를 켜네.문득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며조용하게 열린 가을 앞에 멈추어 서네. 감성으로 느끼는 계절의 윤회 앞에잠시 느껴보는 마음의 평온함소리 없이 다가온 초가을 정서아무도 없는 숲길을 걷는 평화로운 잔잔함을 느끼네. 아직은 떨어진 낙엽은 없지만곧이어 나무들 금빛 낙엽이 되겠지,쓸쓸한 거리에 사람들 발걸음 소리도하나둘씩 사라져가고앙상한 나무들 그림자만 길어지겠지. 머리 위로 시간은 빨리 흘러가고아침 해는 천천히 떠오르며주제가 바뀐 영화 스크린처럼그리운 기억들이 서늘한 바람에 실려 와가슴에 숨겨 놓았던 이야기를 끌어내네. 가을의 첫 아침은 이렇게서정적이며 관조적이고 그러면서 음유적이네.자연의 손놀림은 기묘하기만 하고신의 시간표는..

나의 창작시 2024.08.29

경술국치(庚戌國恥)

경술국치(庚戌國恥) 1910년 8월 29일!먹구름이 드리운 팔도강산!역사의 그 날은 피로 물들었네.조선 백성의 눈물은 강을 이루고자유와 주권은 찍힌 도장 아래 사라졌네. 사라진 영토 위에 낯선 깃발 휘날리고백성의 한숨 소리 하늘에 사무쳤네.꽃송이처럼 꺾인 민족의 혼칠흑 같은 36년 시작되니잃어버린 태양은 언제나 다시 뜰까 산천초목은 파르르 떨고굽이치던 강물도 함께 울었네.찢어진 자존심의 상처는대대손손의 심장에 새겨지고아물지 않은 아픔은 여전히 곪고 있네.  백성의 아우성은 하늘을 찢어놓고빼앗긴 주권은 바람에 흩어지며겨레의 핏줄 속에 흐르는 분노는가슴마다 폭포 되어 쏟아지니잃어버린 자유를 언제나 되찾을까. 그날의 치욕과 설움을 기억하라.우리의 역사를 결코 잊지 말아라.바람 속에 의지는 다시 피어나고잿더미 ..

나의 창작시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