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분재(盆栽)

신사/박인걸 2025. 1. 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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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재(盆栽)
  •  
  • 씨앗속의 꿈은 철사줄에 묶이고
  • 뿌리는 흙을 갈망하건만
  • 좁디좁은 화분 속에 묶였다.
  • 사나운 손아귀는 가위를 쥐고,
  • 피어나지 않은 희망을 잘라내며
  • 자유란 단어를 칼끝으로 묻어버린다.
  • 하늘 향해 뻗어 오르려던 이상
  • 황금빛을 쫓던 그 녹색의 속삭임은
  • 이제 뒤틀어진 등으로 침묵한다.
  • 구부러지고 쪼그라진 가련함
  • 작은 틀 속에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 작품이라 부르지만 작품이 아니다.
  • 자유를 외치지만 자유는 없다.
  • 잘려나간 가지마다 눈물이 고여
  • 분재라 불리는 감옥 속에서
  • 살아있으나 살아있지 않은
  • 남아 있는 건 희미한 체면뿐이다.
  • 어느 날 뿌리가 흙을 부수고
  • 마침내 가지가 철사를 자를 수 있을까?
  • 쏟아지는 별빛이 노래가 될 수 있을까?
  • 자유를 잃은 네 모습이 마냥 서럽다.
  • 202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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