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희한한 일

신사/박인걸 2023. 3. 13. 07:18
  • 희한한 일
  •  
  • 오늘은 비가 하늘로 쏟아지고
  • 거꾸로 선 사람이 걸어간다.
  • 낮은 산들이 하늘로 떨어지고
  • 강물은 산위로 흘러간다.
  • 보랏빛 구름은 강물처럼 흐르고
  • 붉은 빛 산수유가
  • 메마른 산기슭에 누워있다.
  • 날개 없는 까치들이
  • 나무위를 걸어다니고
  • 아무도 돌보지 않은 고라니떼가
  • 어린아이들을 따라다닌다.
  • 아직 민들레가 피지 않았지만
  • 꽃향기 동산에 진동하고
  • 진달래 붉게 피던 강 언덕에는
  • 세상에서 듣지 못하던 노래가 흐른다.
  • 기억을 잃어버린 새들은
  • 봄이 온 땅을 잊어버린 채
  • 긴 목을 빼 들고 비틀거리다
  • 어느 강가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 여기가 타계(他界)인가 싶어 눈을 비볐지만
  • 여전히 나는 살아있었고
  • 눈을 감고 앉아 있는 내 모습에서
  • 유체이탈을 의심한다.
  • 가끔 내 눈에는 희한한 일이 보인다.
  • 202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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