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진달래 피던 날

신사/박인걸 2023. 3. 16. 18:32
  • 진달래 피던 날
  •  
  • 진달래 붉게 피던 그해 봄처럼
  • 올해도 진달래 곱게 필 때
  • 연분홍 치마폭 휘날리며 달려오던
  • 그 때 그 소녀가 떠오른다.
  •  
  • 목련 빛 하얀 얼굴과
  • 사슴처럼 긴 목 빼들고
  • 별빛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던
  • 그 소녀는 아직도 내 가슴에 있다.
  •  
  • 다소곳한 소녀의 표정과
  • 보조개가 유난히 움푹한 볼에서
  • 잔잔한 미소가 흘러나올 때면
  • 내 가슴은 달아올랐고
  •  
  • 어쩌다 소녀의 집앞을 지날 때면
  • 가던 길을 멈춘 채 서성이다가
  • 혹여 그 소녀와 마주칠 때면
  • 반가운 표정을 애써 감추었다.
  •  
  • 연년이 봄은 이렇게 오는데
  • 꽃향기 벌 나비 모아들이는데
  • 소녀의 소식은 감감하고
  • 백발노인은 먼 하늘만 바라본다.
  • 202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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