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울음
매미가 소리를 지른다.
하루 온 종일 떼창을 한다.
한두 마리가 운다면 나는
아침 이슬을 한 사발 받아 주리라.
근동 하늘을 메운 왕 메뚜기 떼만큼
개체 수를 이탈한 말 매들이
드넓은 아파트단지 庭園樹를 끌어안고
하루 종일 울어 제킬 때면
나는 차라리 도시를 버리고 싶다.
저 소리는 구애의 애절함이 아니다.
사장조의 세레나데도 아니다.
함부로 부르짖는 무례함이며
무작위로 쏟아 붓는 살인공해다.
코로나는 하루에 네 자리 수를 웃돌고
삼복더위에 불쾌지수까지 치솟는데
눈치도 없이 그토록 울어댈 때면
119구조대를 부르고 싶다.
칠년을 흙속에서 굼벵이로 살다
매미로 부활하여 한 달이 고작이니
그 원통함에 목이 쉬도록 부르짖겠지만
너네만 가슴이 아픈 줄 아느냐
인간은 사는 것이 더 힘들단다.
202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