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바람개비

신사/박인걸 2021. 8. 4. 03:55

바람개비

 

대관령 높은 언덕에는

하늘높이 솟은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여러 개의 바람개비가

바람 불 때면 무척이나 어지럽다.

바람개비의 꿈은 정녕 하늘을 나는 것일까.

온 세상의 바람을 다 끌어들여

힘차게 날개를 돌리지만 날지 못한다.

얼마나 많은 바람을 소비해야

저 바람개비는 여행을 할 수 있을까.

구름이 하얗게 내리던 날

바람개비는 자신이 하늘 높이 나는 줄 착각하고

밤하늘 무수한 별 숲에 갇힐 때면

자신이 날고 있는 줄 알지만 엇각이다.

하늘을 나는 무한한 자유는

이승의 끈을 끊어버릴 때 얻는 값이다.

바람개비는 너무도 단단한 기둥을

멧부리에 깊이 박고 있다.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 자는

누구도 하늘을 나는 자유를 얻지 못한다.

헛바퀴만 매일 돌릴 뿐이다.

20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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