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열(酷熱)
연일 멈추지 않는 불볕더위는
강변 자갈을 갓 구워낸 고드랫돌로 만들고
쏟아지는 햇살은 흐르는 강물도 끓게 하겠다.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열기에
비릿한 물 냄새로 숨이 막히고
모래밭 위를 걸어가는 뙤약볕에
신발을 신지 못한 새들은 멀리 도망쳤다.
내 인생의 한 여름에는 응달이 없었다.
깊은 가슴에 태양하나 묻어두고
오로지 뜨거운 열정 하나로 드넓은 광야를 질주했다.
불꽃같은 야망으로 맨땅에 헤딩하며
불가능의 벽을 뚫고 사자 굴에도 들어갔다.
한 마리 붉은 곰이 되어
가파른 절벽을 밤낮없이 기어올랐고
남이 밟지 못한 땅에 나는 깃발을 꽂았다.
아직도 내 심장은 뜨겁게 고동치고
혈관에 흐르는 피는 식지 않았다.
다만 세월에 눌린 관절이 퇴행되어
시간을 따라가기 힘들 뿐이다.
2021.7.27